1. 작품정보
감독: 류승완
개봉: 2023년 7월 26일
장르: 범죄, 액션, 드라마
배급: NEW
2. 주요인물
김혜수 (조춘자 역): 생계를 위해 밀수를 시작한 해녀
염정아 (엄진숙 역): 뛰어난 수영 실력을 가진 해녀이자 밀수 베테랑
조인성 (권상군 역): 수산업자이자 밀수 조직의 핵심 브레인
박정민, 김종수 등 조연진도 탄탄하게 구성
3. 줄거리
1) 발단
1970년대, 대한민국의 작은 해안 마을 '군천'. 이곳의 해녀들은 예부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물질을 하며 가족을 부양해왔다. 그중 조춘자는 젊고 성실한 해녀로, 해녀계의 리더 격인 엄진숙과 함께 물질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마을 근처에 화학공장이 들어서고, 바다가 점차 오염되기 시작하면서 해녀들의 생계는 점점 어려워진다. 물질로는 더 이상 먹고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춘자는 남몰래 새로운 수입원을 찾기 시작한다.
어느 날, 조춘자는 바다에서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외국산 담배, 시계, 화장품 등 고가의 밀수품임을 알게 된다. 이 물건들은 해상에서 버려진 뒤, 정해진 지점에서 누군가가 건져 올려 육지로 운반해야 하는, 말 그대로 ‘바닷속 운반’ 방식의 밀수였다. 조춘자는 이 일을 기회로 보고, 밀수 조직과 접촉해 수익을 나누자는 제안을 받는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진숙도 해녀들의 생계를 고려해 결국 함께 참여하기로 하고, 두 사람은 해녀들과 함께 밤마다 밀수품을 수거하는 일에 가담하게 된다.
2) 전개
해녀들의 밀수 작업은 놀랍도록 효과적이다. 깊은 바다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숙련된 기술, 지역 주민들의 연대감, 외부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지리적 특성 등은 해녀들을 최적의 밀수 운반책으로 만든다. 돈은 순식간에 벌리고, 해녀들은 점점 더 이 일에 익숙해지고 심지어 즐기기까지 한다.
그러나 순탄해 보였던 이들의 작업은 전국적인 밀수 조직이 개입하면서 균열을 맞는다. 바로 전국 밀수 조직의 실세 권상군이 그들 앞에 나타난다. 권상군은 해녀들의 조직력과 실력을 눈여겨보며 자신들의 거래 루트에 본격적으로 편입시키려 한다. 조춘자는 그 제안이 위험하다고 느껴 거절하려 하지만, 진숙은 더 큰 수익과 영향력을 갖기 위해 권상군과의 협력을 모색한다.
이 과정에서 조춘자와 엄진숙 사이에는 갈등이 싹튼다. 과거에는 친자매처럼 지냈지만, 권력과 돈 앞에서 두 사람의 가치관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춘자는 순수하게 생계를 위한 밀수를 원했던 반면, 진숙은 이 기회를 통해 자신도 “한 자리” 하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해녀들은 더 깊숙한 범죄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이제는 단순한 운반책이 아니라 밀수의 핵심 인물로 올라서게 된다.
3) 절정
해녀들의 밀수는 어느덧 당국의 수사망에 포착된다. 조용했던 군천 마을에도 경찰의 눈길이 집중되고, 권상군의 조직 내에서 일어난 배신과 경쟁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권상군은 이권을 놓고 다른 밀수 조직과 충돌하고,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해녀들을 이용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해녀 중 일부가 잡히고, 누군가는 배신하며, 조직 내에서 균열이 발생한다.
한편 조춘자는 점점 더 위험해지는 상황을 감지하고 이 일을 그만두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것이 얽혀 있었다. 해녀들은 이미 목숨을 걸고 밀수에 가담했고, 그만두려 해도 조직이 허락하지 않는다. 경찰의 압박, 조직의 협박, 진숙과의 갈등 속에서 춘자는 큰 결단을 내리게 된다.
그녀는 진숙에게 조직을 떠나자고 설득하지만, 진숙은 오히려 권상군의 편에 서서 춘자를 막으려 한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마침내 갈라서게 된다. 이어 벌어지는 권상군의 배신과 조춘자에 대한 암살 시도는 사건을 걷잡을 수 없이 몰아간다. 밀수 현장이 적발되며 경찰과 조직 간의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고, 해녀들은 한순간에 범죄자로 낙인찍힌다.
4) 결말
폭풍처럼 휘몰아친 사건의 끝자락에서 조춘자는 가까스로 경찰에 협조해 권상군의 범행을 폭로하고 조직을 붕괴시키는 데 일조한다. 그러나 그 대가로 마을 사람들과 해녀들, 그리고 무엇보다 진숙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무너진다. 진숙은 끝내 조직과 함께 몰락하거나, 도망자 신세가 된다.
조춘자는 밀수를 통해 벌었던 부와 과거를 뒤로한 채, 다시 조용한 해녀 생활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세상의 더러움을 직면한 상처와 씁쓸함이 서려 있다. 바다는 예전처럼 풍요롭지 않지만, 그녀는 여전히 물속으로 들어가 숨을 참는다.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또다시 무너지지 않기 위해.
4. 의미
〈밀수〉는여성 주인공 중심의 액션 활극이라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기존 남성 중심 서사를 전복시킨 작품이다. 동시에 한국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억압받은 여성 노동자와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사실적으로 담았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역동적인 액션과 시대극 스타일이 결합되어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한다.
**〈밀수〉**는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범죄에 뛰어든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1970년대 대한민국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억눌린 자들의 선택과 그들의 연대, 배신,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해녀라는 독특한 소재를 중심으로, 여성 중심의 액션과 드라마를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